신-문학살롱 신금철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흑룡강성의 저명한 시인 한춘선생과 그의 일부 작품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봤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우리 연변의 중견시인이고 또 녀류시인인 김영춘과 그의 일부 시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오늘도 연변시가학회 림금산시인님을 마이크앞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림-네, 수고합니다.
신-김영춘시인이라고 하면 여성시인으로는 꽤 오래전부터 시를 쓴걸로 알고있는데요 석현에 계셨댓지요? 먼저 김영춘시인의 프로필부터 소개해주시죠
림-네
1968년 장백현 출생, 연변제1사범학교를 거쳐서 연변대학 졸업,석현에서 교원, 석지신문편집 등을 하셨구요.
도문에 다니며 두만강시회에서 활약。 연변작가협회 리사, 연변녀성시회 부회장 등 현 연길텔레비죤방송국 편집. 여류시인으로는 아주 빼여나게 여성만이 쓸수있는 알찬 시들을 써낸 시인입니다.
2006년 8월 첫시집 <안개속의 여자>출간.
두만강여울소리 시인상(2004년)
제1회 중국조선족녀성백일장상, 연변시조 우수상 등 수상
신- 그럼 아래 김영춘씨의 구체시작품들을 감상하면서 더욱 가까이 김영춘시인한테 다가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처음으로 감상할 시는 “8월의 호수가를 거닐며”입니다.
함께 감상하시죠 8월의 호수가를 거닐며
김영춘
8월의 호숫가를 거닐면
한 마리 은빛 잉어가 되고 싶어요
그대 하늘색 셔츠와 금 빛 낚싯대
곱게 잠그고 있는 호수
그 푸르른 호심에서 헤염치며
그대 넋을 빼앗는 백조가 못 될 바에는
물속에 숨어
그대를 지켜보는 자그마한 꿈이고 싶어요.
그러나 서글피 읊조리는 그대 사랑시
나를 부르는 예쁜 미끼라 믿어질 때
그대 사랑의 낚시를 덤벙 물고
행복한 죽음으로 그대 손에 이르고 싶어요.
신- 참 기발하면서도 재미나게 쓴 시라고 생각되는데요 구체적인 분석 부탁할게요
림--이 시를 보면 사춘기라 할까, 아니 사랑에 빠진 처녀들의 심리를 너무나 핍진하게 노래하고 있다. 여기서는 사랑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토로하지 않고 님을 사랑하는 자신을 미끼를 덤벙 무는 은빛 잉어에 대상화시키는 지혜를 보여주고 있는데 은근히 김영춘시인의 시재를 엿보게 한다.
이 시에서는 8월의 호수가를 거닐면서 본 낚시질관경, 그것으로부터 서정적주인공의 생각을 펼쳤다. 아, 나도 잉어처럼 그 사람의 낚시줄에 달린 미끼를 덥석물고 그 사람한테 잡혀서 사람의 손바닥에까지 떨어지고 싶은 그 심정. 낚시에 물리면 즉 잡히면 나중엔 죽기마련이지요 그래서 죽으면서까지도 사랑하는 님한테 이르고 싶은 그 사춘기의 심정이랄가… 아주 묘하게 시화하고 있습니다. 재미나고 멋스런 또 여성의 각도에서 남성을 그토록 갈망하는 심정을 아주 잘 표현한 그런 시라고 생각되는데 시가 너무나 아름답게 흘러 진짜 사랑시로서는 진품입니다.
신-다음은 김영춘의 시 “현대 승냥이”이 입니다. 제목만 봐도 아주 무시무시할것 같은 그런 느낌이 오는데요 함께 감상해보시죠 현대승냥이
김영춘
진정 나를 슬프게 하는 건
너의 눈이 였다
번개처럼 날카로운 야성이 번뜩이던
그 옛날의 네 눈빛과
하늘 땅 사이에 턱 버티고 서서
사납게 울부짖던 용맹한 위풍
이젠 조금도 찾아 볼수 없었다
양처럼 순한 눈매로
철창밖의 나를 바라보는 너는
나를 우울케 하는 풍경이였다
비린 바람이 불때마다
초원이 그리워 운다던
전설속의 승냥이는
나와 점점 멀어지고
한 가닥 애수가 흐르는
너의 흐린 눈빛만이 가까와지고 있다
네가 너무 승냥이답지 않은 모습이길래
아름다운 사람옷 입은 승냥이들
이 겨울에 하나, 둘 늘어가는 걸가?
진정 나를 슬프게 하는건
너의 눈이 였다
너를 너답지 않게 만든
이 부술수 없는 쇠살창과
양보다 더 순한 너의 눈매였다
신- 점점 시들어가는 용맹을 잃어가는 승냥이를 남성에 비유해서 쓴것같은데요. 왜서 요즘 남성들은 남성다운 기품을 점점 잃어가고 있을가요? 해설 부탁합니다…
림---여기서 <<진정 나를 슬프게>> 하는 건 <<너를 너 답지 않게>> 만든 부술 수 없는 <<쇠살창>>과 양보다 더 순한 <<너의 눈매>> 였다. 다시 말해서 <<쇠살창>>에 갇혀 <<야성>>을 잃어 가는 승냥이가 슬프다는 것이다. 그 보다도 승냥이가 <<야성>>을 잃어감과 동시에 <<아름다운 사람 옷>>을 입은 <<승냥이>>들이 <<이 겨울>>에 하나, 둘 늘어가기 때문이다.
<<쇠살창>>이 승냥이를 승냥이 답지 않게 만들었다면 <<이 겨울>>은 <<아름다운 사람 옷>>을 입은 <<승냥이>>들이 하나, 둘 늘어가게 한다. 그렇다면 <<이 겨울>>은 무엇이며 <<아름다운 사람 옷>>을 입은 <<승냥이>>는 또 누구인가?
<<아름다운 사람 옷>>을 입은 <<승냥이>>가 어떤 부류의 <<인간>>을 가리키고 있음을 텍스트 자체가 제시해 주고 있다. 즉 <<아름다운 사람 옷 입은 승냥이>>=<<승냥이 같은 인간>>으로 읽을수 있다.
사회가 점점 상업화로 나아가면서 농경생활이 없어지고 기계적인 움직임과 빠른 절주 등은 요즘 남성들을 꽁꽁 묶어서 스트레스에 쌓이게 하고 일상에 빠지게 하고 그러다나니깐 야성 즉 푸들지고 날파람나고 위풍당당한 그런 웅성이 점점 미약해진다. 그래서 나약해지고 여성화되고 특히 그 눈들이 정기가 없어지고 야성이 없어지고 무기력하다. 헌데 일상에 빠지고 삶에 지친 남성자신은 때론 그걸 잘 모른다. 이 시에서는 여성쪽에서 먼저 남성의 남성답지 못한 그걸 발견하고 탄식하고 아쉬워하고 나중에는 실망감을 느끼는 것이다. 남성에게 용맹한 남성다운 기질이 다분히 보였으면 좋겠는데 아주 무기력한 남성들이 숙보이게 되는것이다. 이 시는 스러져가는 남성들의 주눅든 모습을 쓰는것으로 남성답지않은 남성들한테 회초리를 안기고 더 나아가서는 남성들을 남성답게 만들지 못하고 남성의 야성을 죽여가는 이 사회를 비꼬는 것이다. 이 면에서 이 시는 또 사회적의의를 가진다고 생각된다. 이 시가 발표되던 당시에는 아주 인기를 끌던 시였고 지금봐도 그 새로운 사색령역에 대한 창조는 돋보인다.
신-네 참으로 묘하게 씌여진 시라는 느낌이 드는데요 다음엔 시 “젖먹이는 순간마다”를 함께 감상하고 그 해설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젖먹이는순간마다
김영춘
젖 먹이는 순간마다
나는 물이 된다
주고 주어도
더 주고만 싶은
샘터가 된다
하얀 사랑샘에 매달려
눈 한번 안 깜박이고
쉼없이 젖 빠는 아가는
풀이 되고 별이 되고 사슴이 되여
작은 나와 큰 세상을 이어준다
엄마 되는 길이란
내가 여위어지고
아기가 커 가는
아프면서 예쁜 여행인 줄
젖 먹이는 순간마다
조용히 행복하게 느낀다
신-네 참으로 아기엄마의 그 마음, 그 모성애가 아주 잘 형상화된 시라고 느껴집니다. 어떻습니까?
림--김영춘시의 특색을 말하라면 아마 현실적인 녀성생활미가 흐르는 것이라고 하겠다. 김영춘의 시를 읽으면 현실속의 장면 장면들이 리얼하게 눈앞에 보인다.
이 시는 전혀 해석이 필요 없는 시다. 여기서 살펴보고저 하는 것은 연상이다.
<<젖 먹이는 순간마다/나는 물이 된다//주고 주어도/더 주고만 싶은/샘터가 된다>>. <<젖>>에서 <<물>>, <<물>>에서 <<샘>>으로 연상이 자연스럽게 직선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얀 사랑샘에 매달려/눈 한번 안 깜박이고/쉼없이 젖 빠는 아가는/풀이 되고 별이 되고 사슴이 되여/작은 나와 큰 세상을 이어준다>>. <<샘>>에서 <<젖 빠는 아가>>로 이어지다가 <<아가>>와 <<풀>>, <<아가>>와 <<별>>, <<아가>>와 <<사슴>>의 형식으로 연상이 빛발처럼 사방으로 퍼져간다. 그러다가 <<작은 나>>와 <<큰 세상>>이라는 대립속에 발산하던 연상들이 모이게 한다.
마지막 연에서 <<엄마가 되는>> <<길>>이란 <<아프면서 예쁜>> <<여행>>이라고 하면서 <<길>>에서 <<여행>>으로 자연스럽게 연상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련상들이 이 시의 단순성을 극복시키는 작용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시에서는 젠더 문제가 제기 된다. 아가에게 젖을 먹이면서 행복에 잠긴 여인의 모습. 전형적인 <<현모양처>>의 형상이다. 하지만 <<아프면서 예쁜 여행인 줄/젖 먹이는 순간마다/조용히 행복하게 느낀다>>는 시행이 제시해 주듯이 그 <<아픔>>은 달갑게 맛보는 <<아픔>>이고 그 <<아픔>> 자체가 <<예쁘>고 <<행복>>한 것이다. 그 <<아픔>>과 <<행복>>의 감각은 외계에 의해서 <<강요>>된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스스로 생겨나는 것이다. <<여자>>가 <<여자>>로 사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신—네 진짜 모성애가 다분히 풍기는 여성만이 쓸수있는 좋은 시라고 생각됩니다. 다음은 역시 여성만이 다룰수있는 시 “애기 엄마가 되는 날”을 함께 감상하고 그 해설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애기엄마가되던날
김영춘
애기 엄마 되던 날
난 엄마가 보구펐다
남편의 따스한 손
이마의 땀 닦아주어도
먼 곳의 엄마손이 그리웠다
어릴적 내 뺨도 때리던 손이지만
그 거칠거칠한 손이 그리웠다
애기 엄마 되던 날
난 엄마가 생각났다
시어머님의 다정한 목소리
조용조용 아픔을 씻어주어도
먼 고향집 엄마 말소리 듣고팠다
-춘아, 조금만 더 힘내
엄마 될 애가 울기는...
애기 엄마 되던 날
난 엄마가 너무너무 그리웠다
엄마의 포근한 숨소리가 그리웠다
엄마의 맑은 눈물이 그리웠다
맨 딸만 키우느라 고생 많던 엄마
외손주 안고 하늘만큼 기뻐할 모습 보고팠다
신—실로 이러한 체험은 여성만이 할수있는거라고 생각됩니다. 여류시인이 확실히 있어야 하겠다는 걸 느끼지 않을수 없군요. 남자는 애기를 낳을수가 없으니깐 이런 체험을 할수가 없지요..ㅎㅎ
림—네 맞습니다. 바로 그렇죠 역시 여성만이 쓸수 있는 시이고 이러한 체험은 여성만이 경험할수 있는 것이다. 절대로 남성이 들어갈수 없는 특수한 세계를 여성 특유의 감수로 그린 것이다. 이런 시가 가지는 독특한 의미도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남편이 곁에 있지만 그래도 고향집 본가 엄마가 생각난다는, 다음엔 또 시엄마가 있지만 그래도 자기를 낳은 본가 엄마가 지금 자기가 애기를 낳을때 더욱 그립다는 … “엄마가 되던 날 엄마가 보고팠다”는 시구절은 명구라고 생각됩니다. 아주 당연한 일이고 당연한 느낌인데 그걸 먼저 써낸건 김영춘시인인것이다. 이것 역시 아주 좋은 발견이라고 할수있다. 원래 있는걸 누가 먼저 발견하는가가 때론 중요하다. 시는 곧 발견이다. 하지만 이런 시적 발견은 절대 남성들이 할수없는 작업이다.
자신이 엄마가 되는 날 자기를 낳아준 엄마가 그토록 보고싶고 엄마의 눈물이 보고 싶고 나중엔 손주를 안아보면서 기뻐할 엄마를 그리는 김시인의 시는 애기낳는 모든 여성들이 해산할때의 출산의 어려움속에서 느끼는 여성철학이고 여성삶의 깊은 이미지를 파낸 명작이다.
신-다음은 “안개속의 여자”를 함께 감상하시죠
안개속의여자
김영춘
영문 없이 내가 미워졌습니다
내가 미워진 것이 참 서글펐습니다
그래서 소리쳐 울고 싶었는데
눈물은 나오질 않습니다
안개 낀 갈림길에서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슬프게도 나는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겁게 떠 있는 하늘을
목 아프게 자꾸만 쳐다 보아도
해는 나를 못본체 돌아서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외로워 보입니다
하냥 내 가까이에 숨쉬지만
그냥 알듯 말듯한 산과
꽃도 나무도 모두 외로워 보입니다
그래서 바람을 기다립니다
림--<<영문 없이>> <<내>>가 <<미워>>지고 <<미워>>진 <<내>>가 <<서글프>>다. 그래서 <<소리쳐 울고 싶>>은데 <<눈물은 나오지 않>>는다. 기실 <<내>>가 <<미워>>지고 <<서글퍼>>지는 것은 <<안개 낀 갈림길에서>> <<어데로 가야 하는지>>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갈림길>>은 선택을 요구한다. 그런데 그 <<갈림길>>은 <<안개 낀 갈림길>>이다. 그러니 그 선택 앞에서 망설일 수밖에 없다. <<안개 낀 갈림길>>은 구체적인 상황이고 그러한 상황에서 선택을 하는 것은 주체로서의 <<나>>이다. 하지만 <<나>>와 <<현실>> 사이는 <<안개>>로 막혀있다. 그래서 <<하늘>>을 쳐다보지만 태양도 나를 외면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외로워 보이고 더불어 내 주위에 있는 꽃도 나무도 모두 외로워보인다. 이렇게 내면과 외부가 하나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안개>>에 쌓여 모호한 현실의 선택앞에서 주체로서의 <<나>>는 피동적이고 나약하기만 하다. 그래서 마침내는 <<안개>>를 가셔줄 외부의 어떤 힘, <<바람>>의 도래를 기다리는 것이다. 역시 막연하기만 하다.
시 <<안개속의 여자>>는 현실앞에서 피동적이고 망설이기만 하는 주체로서의 <<나>>를 보여주었다. 우리는 왕왕 현실생활속에서 이런데 봉착할때 있다. 앞이 잘 보여지지 않을때…그리고 이 시에서는 또 시창작중에 어떤 때는 오리무중에 빠져가는 그런 심태를 썼을수도 있겠다고 생각된다. 그 기간 여러가지 시류파와 창작방법들이 많이 한데 범람했으니깐 김영춘시인도 그런데 전혀 무관심했을수는 없을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나는 어디로 가야할가? 또 나의 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가? 등등 고민도 있었으리라 믿고싶다. 이 시는 바로 현실삶속에서 또는 실제 문학창작중에서 방황하는 그런 심태를 아주 예술적으로 그려낸 시가 아니겠는가 나름대로 생각된다.
신—다음은 김영춘의 시 “여름날의 독백”을 함께 감상하고 그 해설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름날의독백
김영춘
머리 빗다 흰 머리 발견한
아침
뜨락에 나서서 한식경 서성거렸다
믿을 수 없는 건 꿈인가
꽃밭의 풀이나 뽑아야지
무지개 잡으려 허둥지둥 뛰는 동안
가슴 가득 풀만 자랐구나
뽑아도 또 자라나는 무심한 흰 머리
하늘 향한 환상도 새에 대한 미련도
지울수록 생생히 살아나겠지만
이제는 꽃을 피워야 하는 때
누구보다 더 많은 눈물로 땀으로
여름 날의 향기 빚어야 하는 때
성숙된 여성들이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것들 가운데의 하나가 나이와 더불어 생기는 어떤 생리 현상들이다. 얼굴의 주름이나 흰 머리 같은 것들이 그렇다. 그리고 그에 따라 생기는 심리현상은 미묘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생리적인 변화는 화장으로 가리울 수 있지만 마음의 변화는 감출수가 없다. 흘러간 젊음이 아쉽고 안타깝기만 하다. 안절부절이다.
<<흰 머리>>와 <<꽃밭의 풀>>은 나지 말아야 할 곳에 나서 뽑히운다는 동질성으로 이어진다. 또 이 <<꽃밭의 풀>>이 있기에 뒤에 이어지는 <<가슴 가득 풀만 자랐구나>>하는 시구가 생겨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가슴 가득 풀만 자랐구나>>하는 시구가 있기에 마지막 연의 <<이제는 꽃을 피워야 하는 때/누구보다 더 많은 눈물로 땀으로/여름 날의 향기 빚어야 하는 때>>라는 심미적인 이미지가 창출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고 하지만 그러한 초월도 아무런 이유 없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신—역시 녀성시인에게서만 맛볼수 있는 시적 감수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김영춘시인의 시작품예술적 특징을 귀납해본다면 어떻게 말하수 있을가요?
림-녀류시인 김영춘시인의 시예술적 특징들을 몇가지로 귀납해 본다면요
첫째: 김영춘시인의 시들은 그 내용면에서 남성시인들은 쓸래야 쓸수없는 오직 여성만이 써낼수 있는 심리라든가 감수, 내용적으로 이런 부분들이 아주 솔직하고 소박하게 잘 흘러나오는데 이런것은 내용적으로 보이는 김영춘시인의 시특점이라고 생각됩니다.
둘째: 김영춘시인의 시는 또 련상과 상상이 아주 자연스럽고 도리에 맞게 잘 흘러 읽는이들로 하여금 시의 생신한 맛과 멋을 맞보게 합니다.
련상 즉 시적 비약이 아주 자연스럽고 신비하지요
례하면 “젖 먹이는 순간마다”라는 시만 보더라도 처음 <<젖>>에서 <<물>>, 로 또 <<물>>에서 <<샘>>으로 연상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음 그아래로 내려가면서 눈한번 깜박이지 않고 젖빠는 애를 또 <<아가>>와 <<풀>>, <<아가>>와 <<별>>, <<아가>>와 <<사슴>>의 형식으로 연상이 빛발처럼 사방으로 퍼져간다. 그러다가 <<작은 나>>와 <<큰 세상>>이라는 대립속에 발산하던 연상들이 모이게 되고 마지막 연에서는 또 <<엄마가 되는>> <<길>>이란 <<아프면서 예쁜>> <<여행>>이라고 하면서 <<길>>에서 <<여행>>으로 자연스럽게 연상을 끌어올리고 있다.
“8월의 호수가를 거닐며”란 시도 우에서 말했지만 아주 평범한 제목이여서 별로 희끔한 생각없이 읽기시작하게 되는데 읽어보니깐 사색이 사색을 낳고 련상이 나래치면서 나중엔 자기가 잉어로 되여 그 사람의 낚시를 물어서 나중엔 그 남자의 손바닥에 오르고 싶다는 아주 희한한 련상과 상상을 빚어내지요. 이때면 독자들은 야, 고거참 묘한 련상을 끌어냈다고 감탄할수밖에 없는 ….이러한 다양한 련상들이 그의 시를 아주 그답게 만들어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의 시들에 이런 련상들이 여러곳에 경상적으로 나타납니다. 이런 련상과 상상을 머리속에서 뽑아내는 그 자체가 바로 시인적 천재가 있는거지요.
셋째: 김영춘의 시들은 실제생활속에 아주 깊이 뿌리내리고 그속에서 시적 령감과 련상, 상상을 파냈다는게 아주 돋보입니다. 자기가 아기를 낳을때의 그 실생활에서 얻어낸 “엄마가 되던 날 엄마가 보고펐다”는 시라든가 또 후에 그 아기한테 젖을 먹이면서 얻은 시 “젖먹이는 순간마다”라든가 아주 실생활속에서 톡톡 튀여나온 좋은 시들이죠 역시 옛문인들이 말한 생활을 사랑하고 생활속에 깊이깊이 젖어내리고 창작의 불꽃을 튕긴거라고 생각됩니다.
이상 세가지 외에도 김영춘의 시는 아주 말쑥한 사색의 꽃이라고 볼수있겠습니다. 자기자신도 아직 사색이 또렷이 여물지 못한걸 막 버부린것이 아니라 아주 말쑥한 사색의 흐름이 확연히 알리지요. 몽롱하지도 않고 흐리터분하지도 않고 아주 뚜렷한 시적 발상의 그 사유공간이 아주 깨끗한것 이것 역시 독특하지 않은가 나름대로 생각해봅니다.
신-네 어느덧 약속된 시간이 다 되여가는데요 오늘은 우리 문단의 쟁쟁한 녀류시인 김영춘과 그의 여성적 심리가 다분한 알찬 시들을 살펴봤는데요 청취자여러분들도 여성시인의 독특한 감수를 함께 맛보았으리라 믿습니다. 네 오늘도 림선생님 수고많았습니다.
림-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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